<1편 : 우아한 워크샵 탐방기>

흘러가듯 살다가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발생하듯이, 좋은 결과도 종종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튀어나오곤 합니다. 최근에 한 예상치 못했던 좋은 경험에 대해 적어 보려고 합니다. 그전에 UAUS라는 단어에 대해 생소 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먼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UAUS는 현재 21개의 대학교가 모인 대학 건축 연합회입니다. 매년 다른 주제를 가지고 경선을 치르며, 학교들의 다양한 건축적 시각을 교류하는 행사입니다. 특히 파빌리온이라는 주제는 건축학과 학생이라면 한번쯤은 접해 봤을 주제입니다. 보통 학교를 다니며 만드는 모형들은 1:100이나 1:50과 같은 ‘스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스케일 즉 1:1의 모형을 만드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파빌리온을 만들면서 시공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며 조금 더 실제 건물에 가까운 설계를 해볼 수 있습니다.

UAUS에 대한 설명은 이쯤 하고, 이번 글에서는 2월 1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었던 사전 워크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특이했던 점은 이번에 기획된 워크샵은 학교간의 경쟁이 아닌 8명의 각각 다른 학교 학생들이 팀을 이뤄서 함께 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어리둥절하고 어색했지만 나중에 있을 일들을 생각해보면 학교를 섞는 것은 꽤나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각 팀들은 각자 초청된 건축가분과 함께 앞으로 있을 교내 경선에 대비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탐구해 보았습니다. 시장이라는 이번 주제에 대해 저희가 건축가님과 설정한 중요한 2개의 포인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째, 비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쉘터의 역할을 할 것

둘째,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3방면 이상 개방 할 것

다양한 예시들 중 저희가 주목했던 것은 다빈치의 다리였습니다. 누르는 힘에 대해서는 굉장히 강했지만, 측면에서 가해지는 힘에는 약해 무너져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빈치 다리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은 바로 접합부위에 있었습니다. 별도의 조인트 없이 마찰력만으로 지지된다는 점은 분해와 재조립이 용이해야하는 팝업 스토어에 적격인 구조였습니다. 앞서 단점으로 작용했던 힘을 보완하기 위해 팽팽한 천을 덧대고 브레이싱 역할의 줄을 매달아서 튼튼한 다리구조의 쉘터를 완성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쌓는 나무막대의 개수에 따라 다양한 크기의 시장이 형성될 수 있어 1인용 좌식 마켓부터 넓은 마켓홀까지 유연한 적용을 꾀할 수 있었습니다.

방학 중 5일이나 되는 긴 시간을 투자하는 데에 모두가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을지로에 철물점도 가보고, 나무도직접 기계로 잘라보며 겪는 여러 시행착오로 점점 가까워 질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서로의 생활을 잘이해해주는 건축학과 사람들과 함께였다는 점은 워크샵이 원활하게 진행 될 수 있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의무적으로참여했던 팀원들도 하나 둘씩 앞다투어 배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것이 진정한 소통이 아니었을까? 라는생각이 듭니다.


글·사진
Content Editor
장현오 Hyunoh C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