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은 우리 생활의 모든 측면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온라인 수업은 일상적인 것이 되었고, 건축학과 학우들도 새로운 과제와 요구사항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종식 후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는 현재, 건축학과는 어떤 변화를 겪어 왔을까요? 이 글에서는 다양한 학번의 건축학과 학우들을 인터뷰해 보며 시기별로 학생들이 경험한 코로나와 그 영향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작 전 입학한 19학번 A와의 인터뷰

쏘아 에디터 :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건축학과 모습을 쭉 다 지켜보셨을 텐데, 설계나 학과 생활에서 가장 많이 바뀐 게 뭐가 있을까요?
19학번 A : 생각보다 많은 게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툴, 모델, 이미지 작업이나 설계 작업 방식, 시다 관계에서도요.
쏘아 에디터 : 먼저 설계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스터디의 변화에 대해서 얘기해볼까요?
19학번 A : 근 몇 년 사이에 학생들이 툴이나 3D 프린터, 레이저 커팅기와 같은 도구 사용에 익숙해진 거 같아요. 초기 컨셉 설정이나 매스 스터디 과정에서도 디지털 작업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쉽게 표현하게 되었고, 무언가를 ‘한다’라는 느낌을 준다고 생각해요. 이런 측면들 덕분에 학생들이 생각을 발전시켜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키워진 거 같습니다.
쏘아 에디터 : 그렇죠. 컴퓨터 작업을 하면 생각한 것이 바로 눈앞에서 딱 생성이 되니까 직관적인 것 같아요. 손모형을 만들려면 어떻게 만들지 등 생각해야 되는 게 많으니까 오히려 생각이 제한되는 것 같기도 해요.
19학번 A : 맞아요. 모형도 만드는 건 변함없지만, 모델링을 잘하면 표현 가능한 요소가 많아지니 부담은 줄어든 것 같아요. 3D 프린터도 사용할 줄 알게 되면서 곡면과 같은 복잡한 형태도 자유롭게 상상하는 능력도 챙긴 것 같아요. 사실 본인 생각을 아름답게 나타내는 게 건축학과의 묘미인데 디자인 툴을 못 다뤄서 못 나타내면 너무 아쉽잖아요. 그런 측면에서는 1학년 때부터 디지털 툴을 배우는 게 참 좋은 거 같습니다.

쏘아 에디터 : 그렇네요. 또 다른 긍정적인 영향에는 뭐가 있을까요?
19학번 A : 학생들이 디지털 작업에 일찍이 익숙해지니, 이미지나 패널의 퀄리티가 많이 좋아졌어요. 물론 설계가 그것에 너무 치중되면 좋지 않겠지만, 본인의 설계가 어떻게 보여지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건축적이고 심층적인 논의, 아주 좋은 컨셉들,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스타 아키텍츠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다수 건축가들에게 어떻게 예쁘게 보여줄 수 있는가가 굉장히 중요해요. 이런 측면에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이 꽤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쏘아 에디터 : 코로나로 인해서 학생 간의 교류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그로 인해서 생긴 변화로는 뭐가 있을까요?
19학번 A : 학년 간의 교류가 줄어들면서 건축 스터디 그룹과 동아리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자신의 작업은 스스로 하는 분위기가 학과 전반적으로 생긴 거 같아요. 선배들의 작품이나 핀터레스트 등에 올라온 작품을 보고 참조하면 본인도 모르는 새에 각인이 되거든요. 교류가 줄어듦으로 인해 오히려 학생들이 잠재력을 잘 끌어내어 본인 만의 세계를 다양하게 잘 구축해가고 있는 것 같네요. 훨씬 진중하게 건축 설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같구요.
쏘아 에디터 : 그러게요. 그럼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뭐가 있을까요?
19학번 A : 흐음… 뭔가 딱 생각나는 건 없지만, 아쉬운 점은 사람들이 쏘아에 본인의 작품을 올리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아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예전에는 으샤으샤하며 함께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코로나를 거치면서 그런 게 많이 줄었어요. 예전처럼 사람들이 쏘아에 작품을 많이 올려주면서 참여를 많이 해 주면 좋겠네요!
쏘아 에디터 : 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9학번 A와의 인터뷰에서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생긴 변화를 디지털 툴과 도구 사용의 측면을 중심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이전과는 달리 디지털의 수단에 익숙해지며 자신의 생각을 더욱 쉽고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학생들 사이의 교류가 줄어든 것이 오히려 학생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본인만의 설계 세계를 구축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에 입학한 21학번의 생각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작 후 입학한 21학번 B와의 인터뷰
쏘아에디터 : 입학 당시 막 코로나가 심해졌을 시기였는데, 그때 수업 분위기가 어땠었나요?
21학번 B : 제가 입학할 21년도는 코로나 2년차였기에 온라인 수업 인프라가 나름 갖춰줘 있었던 것 같아요. 교수님들이 설계 특성 상 설계만큼은 최대한 오프라인으로 하고 싶어하셨는데, 확진자가 나오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면서 1학기는 집에서 온오프라인 혼합, 2학기는 캠퍼스에서 진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저희 학과는 설계 특성 상 최대한 오프라인 수업을 지향했던 것 같아요.
쏘아에디터 : 맞아요. 그랬던 것 같네요. 그런 수업 방식이 설계나 일상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21학번 B : 이제 와서 말하는 거지만, 온오프라인 혼합이어서 그런지 1학년 1학기는 제게 큰 의미로 남지 않았습니다. 1-1 커리큘럼 자체가 무언가를 배운다기보다 사람들을 알아가고 경험을 쌓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 같아요. 학과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인원 제한, 거리두기 등으로 1학년을 즐기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정상화 된 뒤에 학교 생활도 설계 수업도 충분히 즐긴 것 같아 아쉬움이 미련이 되진 않은 것 같지만요.


쏘아에디터 :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 간에 교류가 줄어들었는데 본인에게 영향이 있었나요?
21학번 B :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양극화가 심하다는 느낌이에요. 교류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정말 많이 하고, 안 하는 친구들은 아-예 안 하는 분위기입니다. 코로나 학번이라 그런지, 저희 학번이 유독 설계에서도 개인주의(혼자 설계하기)가 심해서 교류가 없는 친구들까지 다같이 모으려 하거나 생각을 공유하는 일도 적은 것 같아요. 그냥 끼리끼리 모여 설계하는 느낌입니다.
쏘아에디터 : 많이 아쉬워 하는 것 같네요. 이런 교류의 양극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1학번 B : 일단 자기 선택인 것 같아요. 설계는 교수님이 가르쳐주시는 것보다 혼자 배워나가야 하는 게 더 많은데, 그 배움을 혼자 깊게 공부해서 얻을 것인지 아니면 선후배 동기들을 통해서도 얻을 것인지 선택하는 일 같아요. 그래도 하나를 골라보자면, 저는 나름은? 교류를 하는 축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어시를 뛰면서 그들의 설계방식이나 모델 제작법, 학년 별 작업의 경향성 등을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 배울 수 있는 것과는 다른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그래서 교류를 안 하는 친구들이 많은 게 제게는 좀 아쉬운 일입니다. 새로운 생각을 하나 더 들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재밌게 다같이 놀 수 있는 건 덤이구요.
쏘아에디터 :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작 후 입학한 21학번 C와의 인터뷰
쏘아 에디터 : 입학했을 당시 코로나가 발생하고 일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그 당시 학업적인 분위기는 어땠었나요?
21학번 C : 두 번째 코로나 세대였기 때문에, 막 엄청 우왕좌왕 하진 않았던 거 같아요. 설계도 1학기 때는 기숙사에서 하고 2학기 때는 크리틱 룸을 빌려서 했던 것 같네요.
쏘아 에디터 : 본격적으로 디지털 툴을 다루기 시작한 시기가 언제인가요?
21학번 C : 아마 이것도 코로나랑 연관이 있을 텐데, 줌 수업이 꽤 이루어져서 피지컬 모델을 만드는 것 이외에도 디지털로 스터디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1학기에는 스케치업을 많이 했었고, 2학기는 라이노를 이용했습니다. 2학기 때는 교수님께서 렌더를 통한 스터디를 권장하셔서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쏘아 에디터: 그게 지금 학번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나요?
21학번 C : 그냥 저의 사견인데, 저희 학번이 1학년 때부터 디지털 툴을 이용한 게 버릇이 되어 디지털에 조금 더 친숙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 거 같아요. 디지털 툴을 이용하여 조형 관련 스터디를 하는 것이 쉽고 빠르고, 많은 ALT를 생산해 낼 수 있으니, 그런 것이 설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 거 같고 디지털로 이미지를 생산해 내는 것에 있어서 많은 신경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쏘아 에디터 : 그게 지금 설계에 사고하는 것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21학번 C : 오히려 디지털 이미지를 믿지 않게 된 계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게 어떤 설계 프로세스에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미적인 이미지를 생산해 내는 것에 조금의 집착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근데 역설적으로 설계를 좀 더 공부를 하면서 이 분야가 좀 허상적이다(?)할 정도로 왜곡이 심하고 조작적이라는 점이 평면이나 단면 중심의 설계로 회귀할 수 있었던 계기인 것 같기도 해요.
쏘아 에디터 : 마지막으로 코로나로 인해서 좀 속상했던 일이나 설계가 막막했던 점을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21학번 C : 물리적인 커넥션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동기들 또는 선후배들과의 만남이 부족했던 게 조금 속상했던 거 같아요. 근데 오히려 그게 계기가 되어서 다양하고 개성적인 설계안을 만들어 내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쏘아 에디터 :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명의 21학번 학우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B는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 간의 교류가 줄어든 것에 대해 아쉬워 하며 교류의 양극화에 대해서 이야기 했으며, C는 저학년 때부터 디지털 툴을 사용하여 조형 스터디와 많은 ALT 제작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게 되었고, 디지털 이미지 생산에 많은 공을 들이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입학한 23학번은 코로나의 영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펜데믹이 저문 이 시점에서 23학번은 어떻게 생각할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종료 후 입학한 23학번 D와의 인터뷰

쏘아 에디터: 입학했을 당시는 코로나로 인한 규제가 거의 모두 사라진 시점이었습니다. 그때 학과의 분위기가 어땠나요?
23학번 D : 처음으로 규제가 풀린 때인 만큼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즐기지 못했던 학기 초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많은 분이 학과 일정에 참여해주셔서 더 다양한 선배님들과 어울려 노는 즐겁고 활기찬 분위기였습니다. 20학번에서 22학번 선배님들은 술게임을 배울 수 있는 미팅이나 새터와 같은 자리에 제약이 많았던 만큼, 이번 새터 때에는 많은 고학번 선배님이 오셔서 함께 배우고 즐기는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쏘아 에디터 : 그러면 좀 더 학업적인 주제로 넘어가 볼게요. 요새 수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나요? 본격적으로 디지털 툴을 다루기 시작했나요?
23학번 D : 첫 과제인 1:1 도면이 끝난 후 중간과제인 캣퍼니쳐 프로젝트에 들어가며 통합 강의로 기본적인 스케치업 사용법을 배우고,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거나 영상 강의를 통해 배우며 툴에 익숙해졌습니다.

쏘아 에디터 : 일부 다른 학교는 아직도 1학년에게 디지털 툴을 직접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데, 성균 건축이 벌써부터 디지털 툴을 가르치는 것이 지금 학번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 같나요?
23학번 D : 실무에서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점차 디지털화 되어가는 흐름에 앞서나가는 것 같아서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외부 강의를 수강하지 않아도 디지털 툴 사용법을 배우고 이를 과제를 통해 피드백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쏘아 에디터 : 네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23학번 D는 팬데믹 중 입학한 학우들과는 달리, 코로나로 인한 규제가 사라진 후 입학하였습니다. 그래서 선배들과 교류도 하고 여러 행사를 즐기며 활기찬 학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1학년 때부터 디지털 툴을 교수님과 선배들을 통해 대면으로 배우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글을 마무리 하며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건축학과는 엔데믹까지의 과정을 거치며 수업 방식, 설계방식, 선후배 간의 교류 등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학생들도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음을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3D 프린터나 레이저 커팅기 같은 도구 및 디지털 툴 사용 능력은 앞으로도 발전하여 학우들의 과제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팬데믹으로 학과 내 교류는 줄었지만, 다른 방식으로 설계 수업에 참여하고 설계를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지나친 것 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펜데믹을 겪으며 성균관대 건축학과가 성장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성균관대 건축학과 학생들이 끊임없는 발전을 쏘아가 응원합니다.
credit
글/편집
skkusoa 인사이드팀
이현아 Hyuna Lee
이주원 Juwon Lee
신철민 Chulmin 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