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려내야 할 것은 독산동이 내세우는 우시장이었고, 죽어가는 건물에 한 몫 하는 것 또한 우시장이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건물은 옛 시장에 대한 추억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을 위한 새로운 감상을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고쳐져야’ 했다.
그리고 그 첫번째 단추가 바로 트럭이다.





시장 내의 물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운송트럭이 필요했지만, 하역 공간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트럭들은 길가나 외부 주차장에 잠깐 정차하여 물건들을 내리곤 했다.
안그래도 입구가 높은 건물은 접근성이 더욱 낮아질 수 밖에 없었고, 이에 따른 층별 프로그램간의 갈등은 점점 단절로 이어졌다.
차량 관리가 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필요했다.







나름의 해결책은 대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평행사변형의 대지는 다른 도형들과 달리 ‘긴’ 축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축은 트럭들이 지하의 새로운 하역 공간으로 내려 갈 수 있는 충분한 ‘길이’를 제공하였다.
지하로 새로운 길을 형성한다면, 지상으로는 또다른 언어로 이어진다.






건물을 반으로 가르는 축은 외부로는 ‘앞과 뒤’의 새로운 특성을, 내부로는 이 둘을 이어주는 ‘중간’적 특성을 부여해 주었다.
이 변화는 하층부의 순환하는 새로운 동선을 만들고 상층부까지 유도해 주었다.
순환의 이어짐들 사이사이에는 기존 우시장에서 확장된 시장, 1인가구의 건강한 한끼식사를 목표로 한 푸드코트, 그리고 여러가지 형태의 쉼터를 적절히 배치하여 모임의 장을 형성하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